수많은 갈등과 선택이 오갔던 치열한 35년
현직 역사 교사들이 들려주는 일제 강점기 사람들의 삶
“나라를 빼앗긴 시대였지만, 사람들의 일상까지 멈춘 것은 아니었습니다.” (32쪽)
3·1 운동, 대한민국 임시 정부, 광주 학생 항일 운동, 강제 동원, 광복……. 일제 강점기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굵직한 역사적 사건과 독립운동가들의 이름이 생각난다. 물론 이러한 사건과 인물을 아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35년이라는 긴 세월을 온전히 이해하기는 어렵다. 그 시대를 살아간 수많은 사람의 일상 역시 역사의 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일제 강점기 생활 탐구》는 현직 역사 교사들이 일제 강점기의 주요 사건과 사람들의 생활을 한데 엮어 들려준다. 교실에서 공부하던 학생부터 독립을 위해 싸운 사람, 일제에 협력한 사람, 고향을 떠나 낯선 땅에 정착한 사람, 전쟁에 강제로 동원된 사람까지 폭넓게 살펴보며 당시 사회의 모습을 다각도로 보여 준다. 거기에 풍부한 사진과 다양한 자료를 더해 읽는 재미를 넘어 보는 재미까지 더하고 있다.
평범한 일상부터 독립운동과 친일, 이주까지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간 사람들을 만나다!
일제의 식민 지배는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에도 파고들었다. 학교에서는 조선인 학생들이 차별과 통제를 받았지만, 그 속에서도 공부하고 꿈을 키워 나갔다(〈식민지 시기 학생들의 삶〉). 모던 보이와 모던 걸은 새로운 옷차림과 문화를 즐겼고, 사람들은 영화와 유행가를 접하고 축구와 야구 같은 스포츠를 즐기기도 했다(〈나라 잃은 사람들의 하루하루〉).
한편 식민 지배에 맞서 독립을 위해 싸운 사람들도 있었다. 누군가는 무기를 들고 일제와 맞섰고, 누군가는 글로 독립의 뜻을 알렸으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힘을 보탠 사람들도 있었다(〈나라를 되찾기 위해 싸운 독립운동가의 삶〉). 반면 부와 명예를 위해 일제에 협력한 사람들도 있었다(〈나라와 민족을 버린 친일파의 삶〉). 나라 밖에서 살아간 사람들의 삶도 빼놓을 수 없다. 삶의 터전을 찾아 중국과 러시아, 일본, 미주 등으로 떠난 사람들도 있었고(〈이주 한인, 새로운 땅에 뿌리내리다〉), 전쟁이 확대되면서 자신의 뜻과 관계없이 군인이나 노동자로 동원된 사람들도 있었다(〈전쟁의 희생양이 된 사람들〉).
1945년 마침내 광복을 맞았지만,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었다. 새로운 나라를 세우는 과정에서 갈등이 이어졌고, 친일 청산과 일제가 남긴 흔적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도 중요한 과제로 남았다(〈일제 강점기가 남긴 것들〉).
이처럼 《일제 강점기 생활 탐구》는 누군가의 특별한 영웅담만이 아니라 나라를 빼앗긴 시대를 살아가야 했던 여러 사람의 서로 다른 삶을 보여 준다.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서로 다른 삶을 따라가 보는 것은 일제 강점기를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중요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글: 송치중
한성과학고등학교 역사 교사이자 미디어와 역사수업실천모임 대표. 중학교 《역사》 교과서(2009·2015·2022 개정),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2022 개정), 《동아시아 역사 기행》 교과서를 집필했다. 단행본으로는 《영화와 함께하는 한국사》, 《영화와 함께하는 세계사》, 《영화와 함께하는 현대 사회》, 《조선 사람들의 근대 생활 탐구》, 《동아시아 맞수 열전》, 《세계사 맞수 열전 1, 2》, 《역사 쌤과 함께하는 한국사 도장 깨기 2. 서울(근현대)》, 《알파 세계사 2. 유럽 근현대편》 등을 집필했다.
글: 강지원
서울여자중학교 역사 교사. IB 교육 과정을 역사 교육에 적용하여, 역사적 사고와 탐구를 바탕으로 배움을 삶과 연결하는 수업을 연구하고 있다.
글: 김하얀
성재중학교 역사 교사. 학생들이 역사 속 사람들의 삶을 이해하고 오늘의 세상을 바라보는 힘을 기를 수 있는 수업을 꿈꾼다. 질문과 토론, 사료 탐구를 통해 학생이 성장하는 역사 교실을 만들어 가고 있다.
글: 노은래
송정중학교 역사 교사. IB 교육을 기반으로 개념·탐구 중심의 역사 수업을 연구하고 실천하며, 역사 교구와 수업 사례를 개발·공유하고 있다. 학생들이 스스로 질문하고 해석하는 교실을 꿈꾼다.
글: 박상원
명문고등학교 역사 교사. 다문화 역사 교육에 관심이 많으며, 모든 학생의 경험과 삶이 존중받는 배움을 실천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글: 여의주
광희중학교 역사 교사. 학생들이 시공간을 뛰어넘어 세상에 호기심을 갖고 도전하며 살길 바라고 있다. 《세계사 맞수 열전 1, 2》를 집필했다.
글: 이은홍
명지중학교 역사 교사. 더 나은 역사 수업을 연구하는 교사로 살아가고 있다. 중학교 《역사》 교과서(2022 개정), 《조선 사람들의 근대 생활 탐구》, 《세계사 맞수 열전 1, 2》, 《역사 쌤과 함께하는 한국사 도장 깨기 4. 경기》 등을 집필했다.
글: 조정은
의정부여자고등학교 역사 교사. 머리에서 가슴으로 그리고 두 발로 행동하는 역사 수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학교 《역사》 교과서(2022 개정), 《조선 사람들의 근대 생활 탐구》, 《역사 쌤과 함께하는 한국사 도장 깨기 3. 경주》 등을 집필했다.
글: 한유섭
신도고등학교 역사 교사. 중학교 《역사》 교과서(2015·2022 개정), 《한국사 속의 다문화》,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한 영국인, 베델》 등을 집필했다.
글: 허두영
압구정고등학교 역사 교사. ‘역사 사랑, 세계 평화’라는 인사말을 학생들과 함께 힘차게 외치며 수업을 시작하며,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2022 개정), 중학교 《역사 부도》(2022 개정)와 《조선 사람들의 근대 생활 탐구》, 《역사 쌤과 함께하는 한국사 도장 깨기 1. 서울(전근대)》 등을 집필했다.
감수: 역사교과서연구소
역사학과 역사 교육 연구자와 교사들이 관련 연구 사업과 교과서 등 교재 집필, 그리고 학술서 간행과 교육 정책 개발 등의 활동을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
작가의 말
Ⅰ. 나라를 빼앗긴 사람들의 일상이 시작되다
1. 나라 잃은 사람들의 하루하루
일제 강점기는 어떤 시대였을까?
일제는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바꾸려 했을까?
식민지 시대 사람들의 취향과 여가
2. 식민지 시기 학생들의 삶
식민지 시대 학교의 모습
독립 만세를 외친 학생들
3·1 운동 이후 독립운동을 이끈 학생들
Ⅱ. 같은 시대, 다른 삶을 살다
3. 나라를 되찾기 위해 싸운 독립운동가의 삶
독립운동의 기반을 닦은 전략가들
민족의 기세를 온몸으로 보여 준 독립 투쟁가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싸운 여성 독립운동가들
생각으로 세상을 뒤흔든 독립운동가들
4. 나라와 민족을 버린 친일파의 삶
친일파, 그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일본인보다 더 일본인처럼 살았던 친일파
부와 재능으로 일제에 협력했던 친일파
Ⅲ. 멀리서도 나라를 잊지 않고 품다
5. 이주 한인, 새로운 땅에 뿌리내리다
중국과 러시아로 떠난 사람들
일본으로 떠난 사람들
미주로 떠난 사람들
6. 전쟁의 희생양이 된 사람들
전쟁에 동원되는 일상
전쟁을 위해 집을 떠나다
전쟁 후 피해자들의 삶
Ⅳ. 아직도 끝나지 않은 이야기
7. 일제 강점기가 남긴 것들
해방 이후, 새로운 나라를 꿈꾸다
일제 강점기 흔적 지워내기
일제 강점기의 의미
사진 출처
나라 잃은 사람들의 하루하루
하지만 모던 보이와 모던 걸의 화려한 모습 뒤에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었습니다. 1920년대 청년 세대 중에는 3 ·1 운동의 영향을 받아 나라를 되찾기 위한 독립운동에 나선 이들이 있었던 반면, 모던 보이와 모던 걸은 사회 문제보다는 도시 문화와 유행에 더 관심을 보였습니다. 이들은 영화나 패션, 연애와 대중문화를 즐기며 개성과 스타일을 드러내는 삶을 중요하게 여겼던 것입니다.
그래서 당시에는 이들을 ‘못된 보이’, ‘못된 걸’이라고 부르며 곱지 않게 보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겉으로는 자유롭고 세련돼 보였지만, 현실에서 한발 물러나 있다고 비판했던 것입니다.
-본문 29~30쪽에서
나라와 민족을 버린 친일파의 삶
1910년 8월 22일, 일제의 강요로 한일 병합 조약 체결을 위한 회의가 열렸습니다. 일제는 병합 조약 체결을 강요했으나 순종은 끝까지 승인을 거부했습니다. 이때 이완용이 조선과 황실을 위하는 길이라며 강제로 조약서에 황제의 도장인 옥새를 찍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옥새를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병풍 뒤에 숨어있던 순정효황후가 치마에 옥새를 숨긴 것이었습니다. 어느 누구도 감히 황후의 치마를 들추지는 못했습니다. 그때 윤덕영이 조카의 치마를 들추어 옥새를 찾아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본문 116~117쪽에서
일제 강점기가 남긴 것들
김영삼 정부는 광복 50주년을 맞아 일제 잔재를 청산하기 위한 ‘역사 바로 세우기’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조선 총독부 청사의 철거였습니다. 청사는 1995년 철거를 시작하여 이듬해인 1996년 그 흔적이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일제 강점기를 상징하던 건물은 마침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조선 총독부 청사의 철거는 단순히 오래된 건물 하나를 없앤 일이 아니었습니다. 해방 이후 우리 사회가 일제 강점기의 흔적을 어떻게 바라보고 정리할 것인지 고민해 온 과정을 보여 주는 상징적인 사건이었습니다. -본문 201~202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