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숲출판사
도서정보
신뢰의 과학 (세상을 움직이는 인간 행동의 법칙)
피터 H. 킴
2024. 06. 24
22원
148*210 / 440페이지
979117254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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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 마이너 송길영, KT 부사장 신수정 강력 추천!

 

우리는 누구를 어떤 식으로 믿고 또 불신하게 되는가?”

무엇이 신뢰를 결정하는가?”

마셜경영대학원 조직행동학자가

20년 넘게 연구한 신뢰의 모든 것!

신뢰는 어떻게 쌓이고, 어떤 방식으로 무너질까? 깨진 신뢰는 회복할 수 있을까? 신뢰받는 사람은 무엇이 다를까? 신뢰 문제를 둘러싼 메커니즘을 파헤친 책, 신뢰의 과학(원제: How Trust Works: The Science of How Relationships are Built, Broken, and Repaired, 심심)이 출간됐다.

이 책에 따르면, 우리는 최대 10가지 특성을 고려해 상대에 대한 신뢰도를 판단한다. 시간적 여유, 역량, 일관성, 신중함, 공정함, 도덕성, 신의, 열린 마음, 약속 이행, 수용력이다. 이 각각의 판단 요소는 우리가 상대와 어떤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 우선순위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병원과 의사를 고를 거면 역량과 신의를 우선에 둘 것이고 결혼할 상대방이라면 도덕성과 열린 마음을 우선으로 둘 것이다. 이 요소들 중 어느 정도만 충족되면 생각보다 쉽게 타인을 믿게 된다. 문제는 우리가 이렇게 타인을 쉽게 믿는 데에 있지 않다. 당연하게도 이 신뢰가 무너졌을 때, 즉 신뢰가 위반됐을 때 더 큰 문제가 발생한다. 타인에 대한 신뢰도는 쉽게 형성되는 만큼 쉽게 무너진다. 물론 친밀한 사이에서도 신뢰는 쉽게 깨지는데, 이 경우에는 의외로 낯선 사람에 대한 신뢰 회복보다 상황 전환이 더 어렵다.

신뢰의 과학에서는 두 가지를 중심으로 신뢰의 메커니즘을 풀어간다. 바로 역랑과 도덕성이다. 보통 이 두 가지 원인에 따라 신뢰 문제를 보는 시선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 불신이 벌어진 상황이 개인 간인지, 개인과 집단 간인지, 집단과 집단 간인지, 그리고 각자의 사회적 위치에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에 따라 신뢰를 회복할 방법을 각각 달리 모색해야 한다. 이 책에는 저자가 직접 실험한 연구 사례부터 시작해 스티브 잡스와 워즈니악 사이의 신뢰 위반, 빌 클린턴의 불륜 스캔들과 아놀드 슈워제네거의 성범죄를 둘러싼 프레이밍과 리프레이밍, 그리고 나치의 전쟁범죄 판결과 르완다 집단학살 등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다양한 사건을 통해 경영학자이자 조직행동학자의 관점으로 신뢰의 작동 방식과 신뢰 회복을 위한 해결책을 담았다.

마셜경영대학 경영 및 조직학 교수인 저자는 한국계 미국인으로, 어렸을 적에 미국으로 이민을 가 평생을 외부인으로 살아왔다. 그는 살면서 인종, 지역, 머리카락 색깔, 부모의 직업, 심지어 취향까지도 서로를 신뢰하는 척도가 되며 그렇게 하나의 집단으로 뭉쳐 자신의 집단과 다른 집단은 불신하며 배척하는 지경에 이르는 과정을 경험하고 목격했고 이 모든 과정은 그가 신뢰라는 주제를 탐구하도록 만들었다. “이 책을 끝까지 읽는다면 개인적인 관계뿐만 아니라 사회적 관계에서도 신뢰를 쌓고, 유지하고, 회복하는 방법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저자의 말처럼 서로를 믿고자 하는 사람들, 신뢰를 얻고자 하는 기업인, 특히 리더들을 위한 필독서가 될 것임에는 분명하다.

조직행동학자.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마셜경영대학원 경영 및 조직학 교수, 노스웨턴대학교에서 조직행동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워싱턴대학교 올린경영대학원과 노스웨스턴대학교 켈로그경영대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그의 강의는 현재 마셜경영대학원에서 가장 높은 평점을 받고 있다.

20년 넘게 사회적 오해의 역학 관계와 신뢰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의 연구는 실험심리학저널, 하버드비즈니스리뷰, 조직행동과 의사결정 프로세스, 경영아카데미리뷰등 세계적인 경영 및 심리학 관련 학술지에 실렸고, 디 애틀랜틱,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이코노미스트, 공영 방송 NPR 등에도 소개되었다. 미국심리학협회, 경영아카데미, 국제갈등관리협회 등에서 10개의 상을 수상했으며 신뢰, 신뢰 회복, 조직행동에 관한 내용으로 전 세계 비즈니스 스쿨, 기업 및 조직에서 임원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한국계 미국인으로 어린 시절부터 이방인으로 살아온 그에게 신뢰는 영원히 풀어야 하는 숙제이자 생존의 문제였다. 그는 신뢰가 쌓이고, 깨지고, 회복되는 과정에서 사는 곳, 부모의 직업, 소속 집단의 성격, 학교 등 무수히 많은 요소가 작동한다는 것을 일찍이 깨달았다. 이런 자신의 경험과 신뢰 문제에 관한 독창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쓴 이 책은 미국경영학회에서 과학과 실무에 크게 기여한 책에 수여하는 상인 책임 있는 경영 연구상을 수상했다.

한국어판 서문 07

저자의 말: 우리의 삶은 신뢰를 얻기 위한 도전이다 09

들어가며: 신뢰는 어떻게 작동하는가 15

 

1장 신뢰의 출발

신뢰는 실망시키지 않을 거란 믿음이다 37 우리에겐 일단 믿는 경향이 있다 43 친밀하지 않은 관계의 영향력 48 초기 신뢰도에 영향을 미치는 세 가지 요소 52 타인에 대한 신리를 언제 확신할 수 있는가 57 기꺼이 믿어줄 때의 장점 60

 

2장 신뢰는 언제, 어떻께 깨지는가

신뢰 위반의 표적이 되는 사람들 71 터스키기 실험, 한 번의 불신이 불러온 여파 76 무너진 신뢰가 상처로 남는 이유 81 불신을 가리는 관계의 늪 85 파블로프의 개와 스키너의 비둘기 90 신뢰 회복의 열쇠는 누가 쥐고 있는가 93

 

3장 사과가 신뢰에 미치는 영향

타이레놀 사건과 폭탄 테러 사건 대응의 차이 104 사과가 먼저인가, 해결이 먼저인가 108 도덕성 문제는 사과로 해결되지 않는다 114 테라노스 사례로 본 범죄의 기준 121 행위와 의도 구분하기 125

 

4장 우리가 거짓말을 참을 수 없는 이유

돌체앤가바나가 중국에서 퇴출된 이유 138 페이스북은 왜 사과하지 않을까? 142 거짓말이 더 깊은 배신감을 남긴다 145 의심도 믿어야 생긴다 151 대기실의 갈색 엠앤엠즈 금지 조항 157 우선순위의 중요성 161

 

5장 보여주고 싶은 것과 보고 싶은 것이 다를 때

상황을 바꾸는 프레이밍과 리프레이밍 175 대입 비리 사건이 향한 화살 184 도덕성보다 강력한 상황의 힘 188 우리는 언제 실수를 과소평가하는가 192 핵심은 가릴수록 더 잘 드러난다 196 보이는 것 너머를 볼 때 202

 

6장 신뢰 회복을 위한 좋은 행동과 나쁜 행동의 딜레마

눈에는 눈, 이에는 이 212 관용은 인간적인가 218 진심이 신뢰 회복의 청신호가 되려면 224 좋은 행동은 적립될 수 있을까 229

 

7장 리더와 신뢰의 상관관계

우리는 리더를 믿고 싶어 한다 243 리더의 신뢰 회복이 어려운 이유 247 리더의 우상화를 경계하라 255

 

8장 다른 집단의 사람을 믿는다는 것

집단 간에 신뢰 문제가 생기는 이유 269 선량한 내집단과 사악한 외집단 272 조지 플로이드 사건과 경찰의 썩은 사과전략 276 집단 획일화의 위험성 282 강한 집단 결속력은 위선을 낳는다 288 집단 자체가 아니라 집단을 관리하는 방식이 문제다 294

 

9장 신뢰 권장하는 사회

미국과 일본의 사과가 근본적으로 다른 이유 306 신뢰를 결정하는 다섯 가지 도덕 원칙 314 옳음과 옳음의 문제가 부딪힐 때 317 각자의 우선순위를 양보할 때 생기는 일 322

 

10장 사회적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법

법정 정의는 신뢰 회복에 도움이 되는가 334 진실화해위원회와 가차차 법정 338 말하고, 기억하며, 용서를 구해야 하는 이유 343 모두가 원하는 정의는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다 351 화해에는 사회적 정의가 필요하다 359

 

11장 인생에서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지 묻는다면

신뢰 회복과 위기 대처 능력 369 도덕적 판단에도 조율은 필요하다 373 처벌만이 해결 방법일까 375 겸손과 관용이라는 노력 378 신뢰 사회로 가는 네 가지 조건 382

 

나가며: 함께 신뢰 사회로 가는 현명한 길 모색하기 393

감사의 말 399

참고 문헌 401

당신은 신뢰성을 의심받는 것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지도 알 것이다. 당신이 하지 못한 일 때문에, 아니면 했다는 오해 때문에 인간관계, 평판, 미래의 희망이 무너지는 쓰라림을 겪었을 수도 있다. 죄책감을 느끼고 그 죗값을 치르려고 노력하는 것 또한 인생이라는 여정에서 만나는 일 중 하나다. 이러한 이야기에서 어떤 역할을 맡게 되든, 우리는 모두 상실감과 배신감을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법을 찾아야 한다. 왜나하면 사실은 누구나 언제든 이러한 경험으로 상처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신뢰한다는 건 그런 의미다. (11)

 

뒤따를 위험을 알면서도 취약함을 감수하려는 것과 연관된 위험이나 약점이 사라졌기 때문에 취약함을 감수하려는 것 사이에는 크나큰 차이가 있다. 거래비용 경제학자들이 탐구한 바와 같이 위험을 줄여 협력을 이루려고 노력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누군가를 신뢰할 필요성 자체를 없애기 위한 조치나 다름없다. 십 대 딸아이를 데이트에 내보내면서 그 자리에 동행하는 것은 딸아이의 남자친구를 신뢰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진정한 신뢰에는 남이 나를 실망시킬 수도 있지만 그러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바탕으로 취약함을 감수하고자 하는 의지가 필요하다. 신뢰에 대한 전통적인 사고의 관점에서 후자는 전혀 말이 안 되는 행동이다. 왜 그런 종류의 위험에서 자신을 보호하려고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42~43)

 

이러한 연구 결과는 타인에 대한 초기 신뢰가 근거 없거나 무작위인 것처럼 보이더라도, 그렇게 신뢰한 덕분에 결국 그 신뢰가 정당화될 조건이 만들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우리는 신뢰하는 사람에게 더 잘 대해주며, 이는 상대방이 그 행동에 보답하도록 격려한다. 신뢰받는 사람은 그 신뢰를 착취의 기회로 보지 않고 미래를 위해 보존해야 할 귀중한 자산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요컨대 높은 초기 신뢰도를 보이는 게 비이성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이성적인 행동이 될 수 있다. 초반에 타인의 신뢰도에 대해 과할 만큼 긍정적인 믿음을 품을 경우, 그 사람이 자기실현적 예언을 현실화하는 방향으로 행동하기 때문이다. (63~64)

 

트라우마 사건의 이러한 영향은 앞서 이야기한 신뢰 위반에서 생길 수 있는 일들과 비슷한 측면이 있다. 우리는 특정 경험을 지나치게 일반화해 외견상 비슷한 상황이나 사람만 보고도 똑같이 반응할 때가 많다. 확인되지 않은 사건에 무턱대고 불신을 드러냄으로써 해당 사건으로 인한 피해를 악화시키는 쪽으로 행동하기도 한다. 이러한 경험은 자기 자신과 타인을 바라보는 시각에도 근본적으로 영향을 끼쳐 결국 우리 모두에게 피해를 준다. (83)

 

우리는 여전히 중요한 퍼즐 조각 하나를 놓치고 있었다. 이것은 우리 연구팀이 이 주제에 관한 초장치 연구에서 해결하고자 했던 문제였다. 이 연구를 시작한 계기는 잘못을 사과하고 모든 비난을 전적으로 수용하려는 태도가 상반된 신호를 전달해, 궁극적으로 양날의 검이 된다는 관찰 때문이었다. 사과는 반성의 마음을 표현한다는 점에서 도움이 된다. 저지른 잘못에 대한 후회를 표현하고, 앞으로는 비슷한 잘못을 하지 않겠다는 의도를 암묵적으로나마 전달하는 것이다. 이는 위반자의 향후 행동으로 또 상처를 입을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불식시켜 그 사람을 다시 신뢰하도록 유도한다. 그러나 사과는 잘못을 확정한다는 점에서 해로울 수 있다. 사과하는 사람이 신뢰를 잃을 만한 짓을 저질렀고, 따라서 이후에도 신뢰하기 어렵다는 생각에 힘을 실어주기 때문이다. (108)

 

이제 사법 시스템의 이 복합적인 접근법과 우리가 각자의 삶에서의 고의성을 판단하는 방식을 비교해보자. 우리는 그만큼 체계적이고 신중한가? 사건의 경위에 대한 다른 설명도 동등하게 참작하려고 노력하는가? 사건을 바라보는 방식에 과거의 경험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는가? 독특한 의견 차이를 통합해서 좀 더 견고하고 방어 가능한 판단으로 수렴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과 논의하려고 노력하는가? 그 모든 노력 후에도 추론이 여전히 잘못될 가능성을 받아들이는가? / 모든 잘못을 형사 소송처럼 다뤄야 한다거나, 형사 사법 시스템이 완벽하다는 뜻으로 이런 질문을 던지는 것이 아니다. 모든 신뢰 위반 가능성에 대해 그렇게 체계적인 평가를 수행한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또한 형사상 유죄 판단은 신뢰 위반의 잘못을 저지른 경우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 형사 사건에서 유죄가 성립하려면 피고인에게 범죄의 책임이 있는가와 피고인이 범죄의 발생을 의도했는가라는 두 가지 질문 모두에 그렇다라는 답이 나와야 한다. 이에 반해 신뢰 회복에 관한 연구에서는 단순하게 신뢰 위반을 저질렀다면 잘못이 있다고 보고, 의도는 완전히 다른 문제로 취급해 위반이 왜 발생했는지를 평가한다(향후 위반자를 어느 정도까지 신뢰해야 하는지 가늠하기 위해). 6장에서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형사 사법 시스템이 신뢰 회복 방법을 결정짓기에 적절하지 않고, 오히려 신뢰 회복을 방해하는 일도 많은 이유가 이 때문이다. (130~131)

 

우리가 바라는 것이 진정 사과라면 내 연구에서 나온 결과는 대단히 우려할 만하다. 사람들은 대개 도덕성 기반의 신뢰를 위반한 다음 사과하는 사람을 다시 신뢰하기 어렵다고 여긴다. 그리고 앞으로 그 사람과 어떠한 일도 함께 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태도는 위반자에게 굳이 사과해봤자 아무 소용도 없다고 말해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우리는 이러한 반응을 보임으로써 상대방에게 지은 죄를 부인하는 편이 더 낫다는 숨은 메시지를 크고 또렷하게 보내는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신뢰 위반에 대한 우리의 반응은 자멸을 불러올 수 있다. (146)

 

대중들은 그 개인 메시지를 보고 가바나가 중국과 중국인들에게 부정적인 감정이 있음을 명확하게 알아버렸고, 그러한 감정을 품은 것을 도덕성 기반의 위반으로 여겼다. 중요한 건 진짜 속마음이었기 때문에 그가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에서 실수를 저질렀는지 아닌지는 무관한 사안으로 받아들였다. , 돌체앤가바나의 사과 영상이 실패한 것은 페이스북의 경우처럼 이 회사가 대중의 핵심 우려를 해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바나의 인스타그램 개인 메시지 유출로 그가 정말로 악감정을 품고 있다는 사실이 명백하게 드러났는데도 회사 측은 그 부분을 해결하는 일에 소홀했다. 그것은 사과가 소용없을 가능성이 큰 도덕성의 문제였다. (200~201)

 

실혐 결과, 표면적인 차이는 있지만 각각의 신뢰 회복 노력이 작동하는 방식은 똑같았다. 그 효과는 모두 얼마나 깊이 뉘우친 것처럼 비춰지느냐에 달려 있었다. 뉘우침은 도덕성보다 역량 문제와 관련된 위반일 때 더 쉽게 전달됐다. 이것은 도덕성 기반의 위반일수록 해결하기가 훨씬 더 어려울 수 있다는 이 책 앞부분의 내용과 일치했다. 하지만 이러한 결과는 특히 실질적 대응이 불성실하거나 너무 전략적으로 보이는 경우에 진심 어린 사과가 실질적 대응 못지않게 효과적일 수 있는 이유를 설명해주기도 한다. / 이 결과는 잘못을 저지른 사람에게 중요한 건 위반자가 감당해야 하는 대가가 아니라 뉘우침의 정도임을 보여준다. 뉘우침이라는 감정은 향후 문제가 시정될 것인지에 대한 판단에 더 직접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최고경영자가 신뢰 위반을 진심으로 미안하게 생각하는 것처럼 보였다면 어떻게 표현됐든 참가자들은 그 제스처를 다시 신뢰해도 좋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뉘우침을 인식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보는 사람의 마음에 달렸기 때문에, 범죄자의 실제 뉘우침이나 속죄 가능성과는 아무 상관없는 요소들로 신뢰 회복에 대한 인식이 형성될 수 있다. 무엇이 신뢰 회복이 진정으로 도움이 될지 생각하기보다 좀 더 가혹한 처벌에 의지하고 응당한 대가를 요구하기 쉬운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227~228)

 

하지만 주목해야 할 사실은 권력자들이 전반적으로 감정 조절에 능숙할 뿐만 아니라 진정성도 더 높은 경향이 있음이 다른 연구들을 통해 드러났다는 것이다. 권력자가 그렇게 진정성을 보일 수 있는 이유는 그만큼 원하는 대로 할 자유도가 크기 때문이다. 문제는 우리 대부분이 권력자에게 이러한 감정적 역량이 있음을 알고, 그들의 감정 표현을 지나치게 깎아내리려고 한다는 데에 있다. 따라서 신뢰의 여러 다른 측면과 마찬가지로, 감정의 진정성에 대한 이러한 믿음이 정당한지 아닌지는 궁극적으로 인식과 현실 사이에서 균형 감각을 유지하면서 판단해야 한다. (258)

 

집단을 활성화하고 결속력을 다지기에 외부자를 괴물로 묘사하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 그들이 우리의 소중한 자산(: 종교적 신념, 권리, 이념)을 해치려 한다고 생각하든, 경쟁을 통해 우리의 소중한 것(: 자산, 특권, 정치적 힘)을 빼앗아간다고 생각하든 똑같은 곤경에 처한 사람들은 그 위험에 맞서 함께 싸워야 할 이유를 얻고 공통된 대의를 통해 자부심과 동지 의식, 명분을 갖게 된다. 하지만 그러려면 저들이 우리의 편이 될 수 없는 이유를 분명히 밝히고, 우리와 외부자 사이에 있을 수도 있는 공통점을 축소하며, 우리가 더 합당하다는 확신을 얻기 위해 상대방을 폄훼하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 (275)

 

하지만 이 집단 극화 현상 속에서도 우리는 해결의 씨앗을 찾을 수 있다. 바로 이러한 해석의 거품을 깨고 밖으로 나와서 의견이 다른 사람들과 진짜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상당 부분 이미 흑백으로 양극화되어 있고, 사람들은 자신의 이데올로기적 신념에서 벗어나 생각하기를 거부한다. 그렇지만 다른 견해를 가진 사람들과 이런 종류의 대화를 나눌 경우, 적어도 기꺼이 참여하고 경청하려는 사람들에게는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믿을 만한 이유가 있다. (298)

 

우리는 앞서 살펴본 다섯 가지 도덕 원칙, 즉 돌봄, 공정, 충성, 권위, 신성의 원칙에서 이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람에 따라 이 가운데 한두 가지 원칙이 나머지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다섯 가지 원칙 전체가 아무 의미도 없다고 주정할 사람은 드물다. 우리는 개인·문화적 경험에 따라 이들 원칙에 다른 우선순위를 부여할 뿐이다. 따라서 이 원칙들 사이에서 명쾌한 선택을 내리기가 만만치 않다는 점을 보여줌으로써 의견 차이를 좁힐 수 있다. 신성하기까지 한 우선적인 원칙을 지키려다 우리가 보유한 또 다른 원칙이 손상될 수도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뜻이다. (323)

 

각각의 사례에서 전환기 정의를 추구한 것은 해당 범죄를 낱낱이 드러내는 중대한 역할을 했다. 뉘른베르크와 그 밖의 지역에서 진행된 나치 전범 재판으로 히틀러 정권의 간부들은 자신이 저지른 범죄를 사법적으로 명백히 인정했다. 르완다에서는 가차차 재판에 참석한 가해자, 피해자, 목격자의 증언으로 증거와 정보의 양이 늘어났다. 또한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피해자와 가해자 양쪽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 덕분에 부당 행위에 대한 책임 수준이 저마다 다른 가해자들이 골고루 포함되도록 유책성의 그물을 넓힐 수 있었다. 이것은 누구의 죄가 가장 큰지, 누구에게 일부 잘못이 있는지, 그리고 비록 잔혹 행위를 수행한 집단과 시스템에 소속되어 있었지만 누가 무고한지를 차등적으로 설명하는 데에 도움이 됐다. (344)

 

하지만 기존의 방향을 바꾸지 않음으로써 사회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 계속 커질수록, 좀 더 현명한 경로를 모색하는 대열에 합류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늘어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더욱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방법을 위해 애쓸 것이다.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잃은 뒤에야 비로소 무엇이 우리를 하나로 묶을 수 있는지를 떠올리곤 한다. 우리는 정직과 진실의 중요성, 독재와 억압으로부터의 자유, 인간의 신성함이라는 제1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 원칙들을 기반으로 부서진 잔해를 살펴보면서 무엇을 복구할 수 있을지 파악하고 망가진 부분을 고치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3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