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숲출판사
도서정보
살려 마땅한 사람들
피터 스완슨
2023. 10. 24
18,000원
484페이지
9791156754374

《죽여 마땅한 사람들》로 국내외 스릴러 독자들로부터 단숨에 명성을 거머쥔 작가 피터 스완슨의 신작 《살려 마땅한 사람들》이 도서출판 푸른숲에서 출간되었다. ‘정통 추리소설을 계승한 스릴러 소설의 마지막 스타일리스트’라는 피터 스완슨의 정수가 담긴 기념비적 작품이다. 집필에만 무려 8년이 걸렸다. 출간과 즉시 평단의 호평이 쏟아졌다. 특히 〈월스트리트저널〉은 “자신의 높은 기준을 다시 한번 뛰어넘었다”라고 평가하며 새로운 대표작이 될 것임을 예고했다. 이번에는 착한 죽음을 선사해온 릴리 킨트너와, 그녀와 사랑에 빠진 탓에 경찰에서 파면당하고 사립탐정이 된 헨리 킴볼이 짝을 맞추어 사건을 해결해간다. 상대는 그 어떤 증거도 남기지 않는 연쇄살인범. 알리바이마저 완벽한 그를 의심할 만한 단서는 모두 심증뿐이다. 경찰은 도무지 그를 잡을 수 없는 상황. 살인범마저 자신을 잡을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공표하는 가운데 ‘착한 살인자’ 릴리는 결단을 내리고자 한다. 과연 극악의 상황에서 ‘악을 이기는 악’은 용납될 수 있을까? 전작보다 더욱 지독하게 선악의 기준을 뒤흔드는 마스터피스 스릴러! 피터 스완슨이 돌아왔다.

2016년을 뒤흔든 『죽여 마땅한 사람들』로 “메스처럼 예리한 문체로 냉정한 악의 본질을 탐구하는 작가 [퍼블리셔스 위클리]”, “무시무시한 미치광이에게 푹 빠져들게 하는 법을 아는 작가[더 가디언]” 라는 찬사를 받았다. “대담하고 극적인 반전을 갖춘 채 가차 없이 펼쳐지는 이야기[보스턴 글로브]”라는 평가를 받은 『아낌없이 뺏는 사랑』으로 ‘결코 독자를 실망시키지 않는 작가’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한국에서 세 번째로 출간된 작품 『312호에서는 303호 여자가 보인다』는 건물의 독특한 구조가 이야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아파트먼트 스릴러’로, 색다른 공간이 자아내는 긴장감과 서스펜스가 압도적이다.

사생활 속 위기에 빠진 조앤 웨일런이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물로 나를 지목해서 찾아왔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나는 항상 그 교실에 있던 학생들이 나를 한낱 평범한 교사로, 더 나아가 그날을 그들 인생 최악의 순간으로 만들어버린 어른으로 기억할 것이라고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조앤은 나를 다르게 기억하고 있었다. 나는 그 이유가 궁금했다.
--- p.51

아버지가 좌우명처럼 즐겨 쓰는 말이 있었다. 바로 “뭔가 배우고 나면 나중에 써먹기 위해 항상 뒷주머니에 넣어두어야 한다”였다. 그리고 조앤은 그 말을 충실히 따랐다. 이제 만약 조앤과 리처드가 두 사람이 생각한 일을 실제로 하게 된다면 조앤은 한 소년이 익사했을 때 그와 함께 있었던 소녀로, 즉 비극의 주인공으로 잠시 동안 남게 될 터였다. 그런 생각을 하니 무서우면서도 황홀했다. 그래서 그녀는 해변에서 열리는 파티에 갈 때까지 아직 몇 시간이나 남았는데도 미리 입고 가기로 계획한 청바지와 후드티로 갈아입었다. 그리고 기다리는 동안 볼 영화를 고르려 텔레비전 채널을 이리저리 돌렸다.
--- p.116

“아니, 신경 쓰지 마. 나는 잘 지내고 있으니까. 가끔은 지루할 때도 있지만, 이제 너를 만나게 되니 전부 다 한결 나아지네. 네가 왜 나를 만나고 싶어 했는지 엄청 궁금한데?” 조앤은 앉아 있던 의자를 리처드를 향해 조금 더 가까이 끌고 가서 몸을 기울였다. “내 남편을 죽이고 싶고, 그렇게 할 수 있는 방법도 알아. 하지만 네 도움이 필요해.” 조앤이 결혼했다는 말을 듣자마자 충분히 예상한 말이었다. “내가 너를 대신해서 남편을 죽여줬으면 좋겠어?”
--- p.216

“좋습니다. 내가 당신을 미행한 이유는 테드와 미란다 스버슨 부부의 죽음에 당신이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그건 부분적인 이유일 뿐이었죠. 사실은 당신에게 완전히 반했기 때문이었어요. 경찰이 나를 해고한 것도 당연한 일이었죠.” 나는 릴리가 미소를 짓는 모습을 보고 그녀가 재미있어하는 것 같다고 생각하며 말을 이었다. “당신 차례입니다. 진실을 털어놔 봐요.”
“나한테 반한 것은 큰 실수예요. 나는 나쁜 사람은 아니지만, 나쁜 짓들을 저질렀으니까요.”
--- p.227

그뿐만 아니라 조앤은 이제 더 이상 지루하지 않았다. 그녀는 세상이 자신을 걱정할 때 가장 행복하다는 사실을 진작에 깨닫고 있었다. 그가 리처드와 함께 두에인 워즈니악을 물에 빠뜨려 죽인 직후에 그 부두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경찰에게 반복적으로 진술해야 했던 밤은 청소년기에 겪었던 가장 행복한 시간 중 하나였다. 어른들은 모두 걱정스러운 얼굴로 조앤을 대했다. 마치 그녀가 입 밖으로 내는 모든 말과 뺨 위로 흘리는 모든 눈물로 그들을 지휘하는 것 같았다. 조앤은 두에인의 죽음을 겪고 나자 그 즉시 이전보다 심지어 체조를 하면서 학교에서 제일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보다 더 강해진 느낌이었다.
--- p.380

“세상에는 두 종류의 작가가 있지. 바로 관찰자와 몽상가란다. 비록 내 책은 사실주의에 기반한 것처럼 여겨지지만 나는 기본적으로 몽상가에, 관찰자 기질이 살짝 가미된 사람이야. 세상에는 나 같은 작가들이 굉장히 많아. 순수하게 훌륭한 관찰자인 작가들 이 소수에 속해. 존 업다이크 같은 사람 말이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한 관찰자이지. 반면에 몽상가적 기질은 영 꽝이고.”
--- p.4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