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숲출판사
도서정보
걱정 많은 어른들을 위한 화학 이야기 (엄마 과학자 윤정인의 생활 밀착 화학 탐구서)
윤정인
2022. 09. 05
16,800원
236 / 페이지
9791156759850

화학물질이라는 말만 들어도 두려운 사람들, 하지만 그 앞에 ‘천연’이 붙으면 선뜻 마음을 놓는 모든 이가 꼭 읽어야 할 책이다.
-김범준 성균관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세상물정의 물리학》 저자

나를 지켜주는 화학부터 쓸모 있는 화학까지
더 안전하고 더 편리한 일상을 위한 최신 화학


이 책을 쓴 윤정인은 아침에 눈 떠서 밤에 눈 감을 때까지 실험 걱정을 하는 화학자다. 남편도 화학자인 덕에 연구실 사람들이 “너희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수소’를 먼저 배울지도 몰라”라고 할 정도로 직장부터 일상까지, 그야말로 ‘화학’에 둘러싸여 살았다. 화학은 그에게 매력이 넘치는 ‘학문’이자 주기율표의 원자들이 합쳐져 하나의 의미를 나타내는 ‘언어’이자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약을 만든다는 ‘자부심’의 근원이었다. 그런데 엄마가 되어 육아 커뮤니티의 세계에 입문한 뒤 장난감, 물티슈, 치약, 세제, 샴푸, 프라이팬, 약 등 화학제품을 의심하거나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11쪽). 부모뿐 아니라 대학에서 수업을 듣는 많은 학생들도 “방부제는 몸에 나쁘다”, “천연 물질은 안전하고 화학물질은 위험하다” 등 화학제품에 대해 부정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었다. 화학은 어쩌다 만인에게 의심의 대상이자 공포의 대상이 되었을까?

그는 그 이유에 대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저버린 일부 기업들이 사회적 참사를 빚어냈고 그것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아 소비자들이 분노했고, 이런 사건들이 잇달아 일어났기 때문”이며 정확하지 않은 정보로 공포심을 퍼뜨리는 미디어 역시 일조했다고 말한다. 저자는 사람들이 좀 더 편하게, 너무 두려워하지 말고 화학물질과 화학제품을 접하기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썼다. 특히 “천연이라서 무조건 좋고 합성이라서 무조건 나쁘다고 판단할 수 없으며, 우리 모두의 성격이 다른 것처럼 화학물질 역시 모두 성격이 다르다”며, 올바른 정보만 잘 선별할 수 있다면 화학물질의 유해성 여부를 잘 판단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화학이 무섭고 피해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생각보단 어렵지 않고 약간의 화학 원리를 알면 걱정 없이 화학제품을 대할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과 일상에서 많이 사용하는 제품, 또 매년 대학교 수업에서 회자되는 주제들을 추려 화학물질과 제품이 만들어지는 원리부터 유해성에 대한 개념, 화학제품을 더 안심하고 쓰는 방법까지 두루 다루었다. -13쪽

어떤 해열제를 먹어야 할까? 방부제는 몸에 해롭지 않을까? 나한테 맞는 자외선 차단제는 무엇일까? 구리 항균 필름은 바이러스 차단 효과가 있을까? 손소독제 살 때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 공기청정기는 많을수록 좋을까? 제품의 독성을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 모든 천연 물질은 인체에 무해할까? 언제까지 플라스틱을 써야 할까? 등 평소 화학제품을 쓰면서 의문이 풀리지 않았던 독자와 화학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해 더 나은 삶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화학의 기초 원리부터 화학제품 더 안심하고 쓰는 방법까지
화학알못도 쉽고 재미있게 접하는 생생한 화학의 세계


《걱정 많은 어른들을 위한 화학 이야기》는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화학을 ‘과학의 눈’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렌즈를 제공하면서도 화학제품을 사용할 때 유의할 점과 생활에 유용한 정보들을 콕콕 짚어 알려준다는 점이다.

1부 ‘지키는 화학’에서는 해열제, 방부제, 소독제, 자외선 차단제, 면역, 환기 등 우리 몸을 지키기 위해 태어난 화학제품에 대해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점, 제품을 고를 때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는 정보들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한다. 몸에서 열이 나는 과정(22쪽), 진통제 내성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24쪽), 아이에게 맞는 해열제를 선택하는 방법(26쪽) 등을 전문가이자 부모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소개, 해열제에 대한 걱정과 불안을 한층 덜어준다.

“방부제는 몸에 나쁘다”는 의심에 대해서는, “방부제가 없으면 오히려 약효를 나타내는 유효 성분이 보존되지 않는다”며 가공된 형태인 약을 ‘밥’에, 유효 성분은 ‘쌀’에 비유, 누구나 쉽게 그 원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집에서 약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약 성분 확인하는 방법과 간단한 보관 수칙을 소개한다(39쪽). 또한 ‘소독, 멸균, 살균’의 정의(42쪽), 손소독제 살 때 꼭 확인해야 하는 성분(46쪽), 나에게 맞는 자외선 차단제 고르는 방법(74쪽) 등 실생활에 필요한 정보뿐 아니라 고대부터 살균제로 쓰인 ‘구리’와 ‘구리 항균 필름’의 차이(51쪽), ‘은나노’와 ‘살균 마케팅’(53쪽), 공기청정기보다 ‘환기’가 공기 정화에 효과가 더 좋은 이유(65쪽),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90쪽) 등 주변에 휘둘리지 않고 슬기로운 화학 생활을 할 수 있는, 핵심 지식을 얻을 수 있다.

나는 공기청정기는 보조 요법이라고 생각하는 쪽에 가깝다. 공기청정기 회사에서는 간혹 “항균” “항바이러스” 등등의 문구를 사용해 마치 곰팡이와 세균, 바이러스를 공기청정기가 모조리 박멸하는 것처럼 홍보하지만, 만약 공기청정기가 정말 모든 미생물을 박멸한다면, 오히려 집 안에 두고 사용하기 어려울 것이다. 공기청정기 자체가 살균제라면 인체에 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65~66쪽

2부 ‘안전한 화학’은 독성, 중금속, 플라스틱, 슬라임, 불소, 테플론 등 흔히 ‘위험하다’고 알려져 있는 화학물질에 대한 이해와 오해를 다룬다. 프탈레이트 가소제, 과불화합물, 불화물 등 유해물질로 알려진 물질의 탄생 과정과 화학구조, 논란이 되어온 쟁점뿐 아니라 물질별 치사량 보는 방법, 특정 제품의 위험성을 알아볼 수 있는 사이트 등 유용한 정보들을 함께 제공함으로써 불안에 떨지 않고 필요한 정보들을 취할 수 있도록 돕는다(103쪽).

핵심은 모든 화학제품은 독성과 유효성이라는 특징이 있다는 것. 저자는 “천연 물질이건 합성 불질이건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에는 독성과 유효성이 있으며, 물질이 처음 만들어질 때는 장점인 유효성이 두드러지지만, 뛰어난 유효성 뒤에는 반드시 부작용 또는 독성이 따라온다”며 독성의 개념을 정확히 아는 것이 오히려 독성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고, 위험에 대비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한다.

또한 아이들의 신나는 놀잇감이자 유해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 ‘슬라임’의 원리와 독성 걱정 없이 슬라임 가지고 노는 방법(136쪽), 중금속 노출 위험을 줄이기 위한 페인트와 물감 사용 시 주의할 점(111쪽), 일상 속 플라스틱 사용 규칙(125쪽) 등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그래도 불안하다면 너무 저가의 장난감은 되도록 피하는 게 가장 간편하다. 또한 제품안전정보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리콜 정보를 참조하거나 내가 쓰는 제품이 혹시 리콜 대상인지 확인해볼 수 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프탈레이트류는 신체 내에서나 환경에서 분해되는 속도가 우리 생각보단 빠르다. 체내에서 분해가 안 되는 중금속에 비하면 양반인 셈이다. -125~126쪽

3부 ‘쓸모 있는 화학’은 천연제품, 계면활성제, 화장품, 락스, 비누, 베이킹소다, 과탄산소다, 구연산, 주방세제 등 위생과 청결을 위해 일상에서 가장 많이 쓰는 제품들의 원리, 제품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방법들을 소개한다.

먼저 저자는 ‘천연 유래’, ‘천연이라 안전해요’와 같은 문구만 보고 제품을 선택하거나 천연 유래 성분은 모두 안전하다는 무조건적인 믿음은 지향해야 한다고 말하며, 마트에서도 쉽게 식별할 수 있는 환경부 인증 마크, 안전 기준 적합 제품 등 안심하고 제품 고르는 기준을 알려준다(170쪽). 그렇다면 ‘계면활성제 없는 샴푸’는 어떨까? 저자는 ‘계면활성제가 피부 보호막을 뚫고 들어가면 위험하다’라는 주장에 대해 ‘세정제로 사용하는 계면활성제는 피부막 침투가 불가능하다’라고,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반박한다(188쪽). 그 외 친환경 3종 세트라 불리는 베이킹소다, 과탄산소다, 구연산의 탄생 과정과 사용법(216쪽), 락스와 비누가 세제계의 스테디셀러인 이유(201쪽)를 읽고 나면 우리가 평소에 화학제품에 가졌던 오해를 넘어 제품을 더 안전하고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주방의 위생과 잔여 세제 위험성에 대해서는 지켜야 할 기본 수칙(223쪽)과 간단한 방법으로도 내 공간을 충분히 안전하게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 집 안의 청결과 위생을 위해 무엇부터 해야 할지 망설였던 사람들에게 거창한 방법 대신 가볍게 실천할 수 있는 길을 안내한다.

세정제로 사용하는 계면활성제는 피부 표면에 있는 각질과 피지를 제거하기 위해 디자인된 계면활성제로 피부막을 침투하기 위한 용도가 아니다. 애초에 용도가 다르기 때문에 침투가 불가능하다. 다만, 계면활성제나 비누를 피부에 오래 방치하면, 계면활성제로 인해 pH가 약간 염기성에 가까워진 물질들이 피부에 자극을 줄 수는 있다. 하지만 우리가 비누 거품을 몸에 덕지덕지 붙이고 24시간 이상 그냥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188쪽

화학자. 칼럼니스트. 대전대학교 응용화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화학과에서 유기화학으로 석사 학위를, 충남대학교 약학과에서 생물약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리윤바이오 공동대표로, 난치성 피부질환 환자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표적 아토피 치료제와 화장품을 연구 ·개발 중이다. 현재 대전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과학기술인네트워크ESC 이사를 겸하고 있다.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 창립멤버다. 박사 과정 중 경험한 결혼과 출산, 육아 이야기 ‘엄마 과학자 생존기’를 브런치에 연재중이다.

추천의 말
머리말

1부. 지키는 화학

해열제: 열 나는 인간의 필수품
방부제: 본질을 지키고 변질을 막다
소독제: 전염을 막기 위한 첫 단추
구리 필름과 은나노: 살균에 대한 불안과 믿음 사이
환기: 공기청정기보다 중요한 이유
자외선 차단제: 피부 보호를 위한 선택
면역: 아군과 적군을 구별하는 경보 시스템

2부. 안전한 화학

독성: 두려울수록 알아야 하는 이유
중금속: 아름답고도 치명적인 지구의 선물
플라스틱: 가볍고 편리한, 인류 최대의 논란거리
슬라임: 재미만큼 규칙이 필요하다
불소: 충치를 막는 강력한 화학결합
테플론: 코팅 프라이팬은 죄가 없다
생분해 플라스틱: 썩는 것과 썩지 않는 것

3부. 쓸모 있는 화학

천연물: 무조건적인 믿음은 왜 위험한가
계면활성제: 같고도 다른 천연과 합성의 세계
화장품: 예민할수록 따져보자
락스와 비누: 이유 있는 스테디셀러
베이킹소다, 과탄산소다, 구연산: 생활의 동반자가 되기
까지
주방의 화학: 잔여 세제와 세균
후주

그러한 이유로 해열제에서 다른 종류의 약이라고 하는 것은 아세트아미노펜 vs 이부프로펜(덱시부프로펜)이란 사실을 꼭 기억하는 것이 좋다. 덱시부프로펜은 이부프로펜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므로, 교차 복용을 한다며 부루펜과 덱시부프로펜을 같이 먹이면 우리 아이는 위장간 부작용이라고 불리는 소화불량, 구토, 궤양성 출혈 등과 소변을 못 보는 부작용으로 인해 병원에 가야 하는 비극적인 참사가 벌어질 수도 있다.
--- p.29

손소독제를 구매할 때 우리가 확인해야 하는 사항이 더 있다. 첫 번째는 성분이다. 현재 손소독제 유효 성분은 에탄올, 이소프로판올, 염화벤잘코늄 이 세 가지인데, 뒷면에 이 세 가지 성분 중 한 가지가 유효 성분으로 적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즉 세 가지 성분 중 한 가지는 꼭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 외의 성분은 인체에 쓸 수 없다.
--- p.46

이제 우리는 미생물을 박멸하는 것만이 최선이 아니란 것을 안다. 과도한 항생제 사용으로 미생물이 항생제에 저항력을 갖게 되었고, 이미 인체 내에서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유익한 장내 미생물까지 손상을 입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과학의 발전으로 미생물 중에서도 병을 일으키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들을 구별할 수 있게 되었다.
--- p.51

사실 실험실이든 집이든 밀폐된 공간의 공기질은 좋지 않다. 왜냐하면 인간이 호흡을 하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호흡을 통해 공기 중에 있는 산소를 마시고 이산화탄소를 내뱉는다. 밀폐된 공간에 오래 있는 경우, 그 공간에 존재했던 산소를 계속 마시고 이산화탄소를 계속 내보낸다. 즉 그 공간에서 산소의 농도는 줄고, 이산화탄소 농도는 증가한다.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높아지면 졸리거나 심할 경우 구토, 두통 등을 유발한다. 달리는 차 안에서 환기하지 않고 장시간 운전을 하는 경우 졸음이 오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 pp.61~62

과거 햇빛으로 인한 피부 손상 질환은 특정 지역 혹은 특정 국가에 거주하는 사람 그리고 햇빛에 노출이 많은 직업군에 한해서만 나타났지만 지금은 다르다. 과거에는 오존층의 파괴로, 최근에는 대기 중 입자와 구름의 감소로 과거보다 훨씬 더 많은 자외선이 대지로 들어온다. 따라서 이젠 지구상 어느 나라도 자외선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
--- p.73

무기자차, 유기자차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한동안 자외선 차단제 광고에 자주 등장했다. 무기자차는 무기 자외선 차단제, 유기자차는 유기 자외선 차단제를 말한다. 자외선 차단제에 들어 있는 유효 성분에 따라 구분한 것인데, 무기자차는 탄소가 포함되지 않은 무기화합물, 유기자차는 탄소가 포함된 유기화합물로 이루어져 있다. 이 둘은 자외선을 차단하는 방식이 다르다.
--- p.75

‘면역력’은 무엇일까? 사실 ‘면역력’이란 단어는 국어사전에는 있지만, 전문가의 영역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영어의 ‘immunity’를 우리말로 옮기면 그냥 ‘면역’이다.
--- p.89

이러한 면역 시스템은 우리 몸 안에 침투한 병원균을 직접 죽이거나 혹은 감염된 좀비 세포들을 없애게 된다. 바이러스는 생체 내에 침투하여 자체적으로 증식(세포의 개수가 늘어나는 것)이 불가능하다. 누군가에게 기생해야지만 증식이 가능한데, 이를 위해 세포를 감염시켜 좀비로 만들고, 이 감염 세포가 죽으면서 안에 있던 바이러스가 밖으로 방출된다.
--- p.90

실제 면역은 특별하고 아주 중요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바로 본래 본인이 지켜야 하는 아군과 공격해야 하는 적군을 정확하게 구별하는 능력이다. 아군과 적군을 정확하게 구별할 수 있기 때문에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의 병원균이 우리 몸 안에 침투했을 때, 적군을 인지하고 바로 공격해서 죽일 수 있다. 이때 가동되는 경보 시스템이 바로 면역 시스템에 해당된다.
--- p.91

인터넷에 LD50표를 검색하면 쉽게 접할 수 있다. 이 도표를 볼 때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바로 독성을 확인한 동물과 경로가 무엇인지와 1kg당 섭취량이다. LD50이 한 번에 섭취해서 죽는 양을 말하기 때문에, 1kg당 섭취량이 많을수록 같은 양을 섭취할 때 더 안전하다는 뜻이 된다. 이 표에 따르면 물은 가장 안전한 물질이고, 인간에게 있어 가장 위협적인 물질은 실제 1ng(나노그램)이라고 하는 아주 미세한 단위로도 사망이 일어난 보툴리눔 독소다.
--- p.101

먼저 중금속이란 무엇인지 알아보자. 중금속은 무거운 금속이란 뜻이다. 이 중금속 중에서는 인체 내에서 다양한 역할을 하는 아연, 망간, 철과 같은 것들이 있지만, 반대로 미량만 들어와도 인체에 해를 입힐 수 있는 납, 카드뮴, 수은, 크롬, 비소 등과 같은 유해 중금속도 있다.
--- pp.107~108

중금속은 미술 재료 중 색을 나타내는 안료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초기 안료는 여러 색을 지닌 암석을 갈아서 가루로 만든 것이었다. 한마디로 돌가루인 셈이다. 대표적인 색을 나타내는 돌가루엔 울트라마린이 있다. 일명 청금석이라는 광물로 파란색을 띤다. 초기 물감은 이러한 광물들을 빻은 것이었고, 이후에 기름을 사용하게 되면서 현대의 유화물감으로 발전했다. 가루를 내어 물에 개면 수채 물감이고 기름에 개면 유화물감이다.
--- p.108

중금속이 위험한 이유는 공기, 물, 식품 등과 같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체내에 들어오게 되면, 몸 밖으로 잘 빠져나가지 않아 결국 체내에 축적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식약처에서 지정하여 관리하는 유해 중금속은 납, 카드뮴, 수은, 비소 등이 있다. 안타깝게도 유해 중금속이라고 지정된 금속은 여러 산업에서 이용된다. 납의 경우엔 자동차 축전지에, 카드뮴은 물감에, 크롬은 자동차 부품이나 휴대품 부품에서 철 제품의 강도를 높여주고 표면에 입혀 광택을 내는 데 이용된다. 금속 표면이 녹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크롬으로 도금하는 경우를 주변에서 가끔 볼 수 있다.
--- pp.111~112

이 고분자 중합체, 다시 말해 플라스틱은 모인 탄소분자의 종류에 따라 특성이 달라지고,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 우리가 알고 있는 PE, PP, PVC 이렇게 말이다. 어린이 놀이 매트, 장난감, 가방, 캐리어 등 아이들이 사용하는 제품류에서 프탈레이트 가소제가 검출되었다는 기사가 나올 때마다 함께 끌려나와 혼이 나는 중합체는 PVC(폴리염화비닐)다.
--- pp.119~120

이 재밌는 슬라임은 아이들 장난감 중 유해성 논란이 있는 대표적인 화합물이다. 2018년 처음 문제가 제기된 후, 각종 언론에서는 슬라임을 화학물질 덩어리, 유해 물질 덩어리로 포장해서 신나게 방송을 해댔다. DIY 제품도 문제라 하고, 시중에 파는 제품도 문제라 하고, 그런데 아이들은 가지고 놀겠다고 하니 고민이 되는 슬라임, 정말 가지고 놀아도 될까?
--- p.129

불소 역시 마찬가지다. 인간에게 딱 이로운 양만큼만 사용할 때는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우리에게 노출되는 불소는 그 농도가 매우 낮은 데다가 심지어 치약의 경우엔 물로 헹궈 뱉어내기 때문에, 섭취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
--- p.145

문제는 우리가 걱정해야 하는 포인트가 빗나갔다는 것이다. 걱정의 초점이 잔류성 유기화합물인 PFOA가 아닌, 테플론 프라이팬에 맞춰진 것이다. 독성 물질은 테플론이 아니라 과불화합물에 해당하는 PFOA이다.
--- p.151

생활용품을 사기 위해 돌아다니다 보면 유난히 ‘천연’을 강조하는 문구가 보인다. “자연에서 온”, “천연 100%”, “천연 유래”, “천연이라 안전해요”라는 문구도 보인다. 혹은 안전하단 말을 직접적으로 하지 않았으나, “위험한 화학 성분 대신 천연 성분을 담았습니다”라는 문구에서, 이미 안전하다는 뉘앙스를 팍팍 풍기고 있을 때가 있다.
--- p.169

대개 세제류, 세정제류, 화장품류를 홍보할 때 ‘천연’이란 단어를 전면으로 내세운다. 최근 생리대 독성 문제가 논란이 된 후로는 자연 유래 성분만 사용한다는 생리대도 눈에 띈다. 그렇다면 자연에서 온 성분은 모두 안전할까? 나는 자연에서 온 성분이 모두 안전할 것이라는 무조건적인 믿음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모든 자연 물질이 반드시 인간에게 이로운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 p.170

천연물 중 정말 이로운 것도 있다. 천연물에서 유래되어 전 인류를 구한 약이 되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이다. 천연물 의약품을 연구하는 이들에게는 역사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 이 약물의 이름은 페니실린이다.
--- p.173

계면활성제란 물과 친한 성질(친수성)과 기름과 친한 성질(소수성)을 모두 가지고 있는 화합물을 지칭한다. 두 성질을 모두 가지고 있는 덕에 계면활성제는 양쪽의 물질과 결합이 가능하다. 이 물질의 가장 대표적인 특징은 절대로 섞이지 않을 것 같은 두 성질의 물질을 섞이게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계면활성제는 어떻게 세정제로 사용되는 것일까?
--- p.182

그러한 이유로 인간은 자주 씻어야 한다. 그리고 이때 계면활성제가 꼭 필요하다. 물로는 절대 세균이 충분히 씻기지 않는다.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피부 표면을 각질, 땀, 피지 등 다양한 소수성 물질이 덮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 동일한 소수성 물질인 세균의 사체도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소수성 물질은 친수성인 물에 씻겨 나가지 못한다. 거기엔 나름 이유가 있다.
--- p.183

계면활성제의 화학적 특성은 세정에만 쓰이지 않는다. 우리 세포는 형질막이라고 하는 인지질 이중층의 얇은 막으로 둘러 싸여 있다. 흔히 우리가 세포막이라고 부르는 것인데, 이 세포막은 친수성-소수성-.소수성-친수성 형태로, 이렇게 벽을 만들어서 내부와 외부의 물질들이 섞이거나 혹은 외부에서 침입자가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곤 한다.
--- pp.185~186

문제는 성분을 공개하면서 회사들마다 자신들이 사용한 성분의 가치를 높이려고 과학적인 근거가 전혀 없는 내용으로 광고를 하거나, 실제로는 효능을 나타내는 유효 성분이 아닌데 마치 유효 성분인양 포장하는 일들이 생겨났다. 화장품은 화장품일 뿐 의약품이 아닌 데도 불구하고 의약품의 효과를 가진 것처럼 홍보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광고의 홍수 속에서 소비자들이 잘 선택하려면 결국 화장품 안에 무엇이 들어가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 p.194

의약품과 화장품은 사실은 출발 지점이 같다. 화장품에서 사용되는 성분이든, 의약품에서 사용되는 성분이든, 이들은 화학물질이라는 큰 분류에서 겹치고,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화학물질 중에서 무엇보다 특정 질병이나 혹은 미백과 같은 어떤 환경에서 유효성, 즉 효능이 뛰어난 제품은 의약품으로 그리고 유효성은 미비하지만 무엇보다 안전성이 뛰어나다면 이는 화장품으로 개발된다.
--- p.197

베르톨레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실험을 거듭하던 중, 염소를 양잿물에 통과시키면, 염소가 녹으면서 독성은 사라지고, 천을 깨끗하게 만들어주는 효과가 유지된다는 것을 알았다. 베르톨레가 이때 발견한 이 표백 물질은 하이포아염소산칼륨KClO이라는 화합물이다. 이후 베르톨레는 양잿물이 아닌, 탄산나트륨Na2CO3 수용액에 염소 기체를 통과시켜도 표백 물질이 만들어진다는 것을 알아냈고, 이 물질에 “자벨수”라는 이름을 붙여 판매했다. 이때 베르톨레가 만들어낸 물질은 현대 락스의 유효 성분인 차아염소산나트륨이었다.
--- p.203

그렇다면 락스 특유의 냄새는 어디에서 오는 걸까? 락스의 주성분인 차아염소산나트륨은 물에 희석되면 이온화라는 과정을 통해 살짝 변화가 일어난다. pH 7~8정도의 차아염소산나트륨이 물을 만나면 나트륨이 물에 이온화되고, 차아염소산이 된다. 이때 정말 락스는 진정한 락스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변신하는 셈이다. 그냥 차아염소산이나 차아염소산나트륨 수용액은 냄새가 나지 않는다. 청소 후 나는 락스 특유의 냄새는 사실 락스가 제 역할을 해서 세균을 죽였다는 증거로 나오는 냄새다.
--- p.205

보통 수제비누는 순하고, 공장에서 만든 비누는 독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비누화 반응은 공장에서건 집에서건 동일하게 일어나는 화학반응이고, 그 안에서 일어나는 전자의 이동 역시 동일하므로 만드는 환경에 따라 비누의 순하고 독함이 달라진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 p.212

간혹 하수구 청소를 한다며 탄산수소나트륨과 구연산을 함께 넣고, 물을 부어서 청소를 한다는 사람도 있다. 이건 잘못된 사용법이다. 탄산수소나트륨과 구연산은 염기성 물질과 산성 물질의 만남이므로, 두 개를 합치면 물이 된다. 탄산수소나트륨과 구연산 반응을 통해 나오는 기체는 이산화탄소다. 그리고 이 이산화탄소가 바로 보글보글 거품을 만드는 것이다.
--- p.222

뚝배기도 실리콘도 유용하게 쓰는 제품이지만 설거지할 때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바로 잔여 세제 때문이다. 화학제품으로 인한 사건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보도되면서 우리는 필연적으로 화학물질에 대한 걱정이 많아졌다. 잔여 세제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주방에서 아이들이 사용하는 식기에 잔여 세제가 남으면 이 계면활성제가 체내에 유입되고 축적되어 암을 유발한다는 언론보도 때문에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의 마음은 심란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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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보다 더 중요한 원칙은 사용하면서 주기적으로 균열을 확인하는 것이다. 항상 아이 식기를 사용하고 나면 스크래치 상황을 확인하곤 했다. 젖병, 식기 등 아이가 사용하는 실리콘이나 플라스틱 제품류들은 스크래치 여부를 확인하고 주기적으로 교체했는데 젖병은 대략 6개월, 아이 식기는 1년마다 교체했다. 내 경우엔 그 정도 사용하면 스크래치가 육안으로 보일 정도여서 교체했는데 집집마다 상황이 다를 테니 참고해서 교체하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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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은 가정에서 가장 중요한 곳 중 하나다. 식자재를 보관하고, 그 식자재를 이용하여 음식을 조리하고, 우리는 그 음식을 먹어 에너지를 섭취한다. 따라서 이 공간은 반드시 세균이나 미생물로부터 안전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 점을 쉽게 간과하기도 해서 간혹 문제가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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